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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크리스마스는 화려한 빨강 장식들과 함께 사랑하는 연인들이 함께 보내는 축일정도로 인식되어 있는 것에 반해, 유럽이나 미국같은 대부분의 기독교 국가에서는 크리스마스 이콜 "가족이 모이는 날"로 관습화되어 있는 것같다. 박사과정 연구실을 함께 쓰는 체코학생 얀도 크리스마스를 가족과 보내기 위해 자국으로 돌아갔고, 교환학생인 알렉스 또한 프랑스에서 부모님이 외동아들과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기 위해 일본까지 먼길을 오신다고 한다. 나는 학교에서 급한 발표를 끝내고 한국으로 귀국하는 날인 12월 25일까지 몇일 여유가 생겨, 서점에 몇달전에 너무나 재미있게 읽은 룸메이트 작가의 책이 프로모션 섹션에 진열되어 있는 것을 보고 바로 구입했다.
첫장부터 저택을 개조한 민박집을 운영하는 한 커플의 결혼 축하 초대장 글귀와 초대된 사람들의 리스트를 보여주면서 시작하더니, 갑자기 그 내용과 전혀 관계없어 보이는 크리스마스날 밤 한 저택을 배경으로 가족들이 아픈 막내아들을 남겨두고 크리스마스 파티에 참석하기 위해서 외출을 하는 내용이 보여준다. 아픈 아들을 집에 그냥 방치할 수 없어 다시 가족들이 집에 돌아갔다가, 값어치 되는 것들 좀 훔쳐 가려고 했던 좀도둑들과 대면하게 되고, 비참하게 가족들은 몰살당하고 만다. 아픈 5살짜리 아들만 남겨두고 말이다. 룸메이트 때와 마찬가지로, 끔찍한 살인사건으로부터 사작하고 다시 스토리는 시기적으로 20년정도 지난, 민박집 커플의 결혼 축하파티가 있을 저택으로 이동한다.
임신중이면서 결혼예정자인 민박집 여주인공에게 협박장과 함께 과거 사건을 토대로 쓴 듯해 보이는 책이 도착하고, 이 여주인공은 초대되어진 사람들 중에 협박범이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민박집이라는 밀폐된 공간에서 한사람 한사람씩 의심을 품는다. 20년 전 한 가족 몰살 사건과 관련이 있는 이주인공은 협박범이 복수심에 자신의 가족들을 몰살시킬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함께, 자신의 오랜 비밀을 다른 가족원들에게 쉽게 털어놓을 수도 없는 상황에 처했기에 점점 히스테릭해져만 간다. 이 사건을 풀어가는 데 조력해 주는 인물은 결혼파티에 초대된 손님이자 전직경촬 출신 사립탐정이 민박집 밖에서 협박범에 대해서 알아내어 공중전화로 여주인공에게 알려준다. (아직 휴대폰이 보급되기 전에 쓴 소설이기 때문에 첨단통신기기들은 등장하지 않음)
협박범이 보낸 책의 제목은 home sweet home (즐거운 나의 집)이고, 살인사건 장소와 민박집에 놓여진 오르골에서 흘러나오는 노래 또한 즐거운 나의 집이다. 여 주인공에게는 있어 즐거운 나의 집은 아이러니 하게도 공포스런 피의 전주곡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행복한 가족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야할 크리스마스날 사랑하는 가족을 잃어야하는 날이라는 살인예고로 인해, 가족을 지키기 위해 12월 23일(일왕생일로 일본 공휴일)부터 크리스마스 날인 12월 25일까지 누가 범인인지 알아내기 위해서 마음고생 심하게 하는 여주인공이 측은하기까지 하다. 시기적으로 어찌 된듯 나도 크리스마스 몇일 남겨두고 산 이 책 덕분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술술 책을 읽어 대기 시작했다. 항상 의외의 인물이 범인일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생각보다 책 중반쯤에 범인이 누구인지 예상해 버렸고, 책의 종반부에 역시 그 예상인이 진범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가족과 크리스마스라는 어떻게 보면 경건한 테마라서 인지, 비극으로 끝났다고 보기는 어려운 결말이였고, 새로운 사랑의 가능성을 암시해 주는 내용으로 소설은 끝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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